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ㅡ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하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그림ㅡ권광칠님

1
0
댓글 9
  • 프로필 이미지
    Dynamic Bountiful Joseph
    작성자
    연꽃 화가 권광칠 화가의 
    작품엔 이 시에 어울리는 
    그림이 더 많지만 굳이 
    이 작품을 넣고 싶었다.
    바람이 불어와도 평화가 
    이어지는 연못의 
    꽃과 개구리를
    • 프로필 이미지
      유리
      연꽃이 할 수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바람이 하는 일이야. 😁😁😁
      
      Dynamic Bountiful Joseph님이
      원하는 대로,
      원하는 곳에서,
      바람이 불기를! 
      내 마음 바람에게도 두손모아 봄. 🙏
      20250610_185928.jpg_resize
    • 프로필 이미지
      Dynamic Bountiful Joseph
      작성자
      아 좋다
      너무 좋다~~😁😁
      
      바람이 하는 일이었군요.
      우린 
      다만,
      바람의 노래를 
      들을 뿐이네요.
      
      하루키를 생각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만두엄마
      가곡 들으며 먹먹..약간 슬퍼지려고 하다가
      조셉님과 유리님 대화를 읽으면서
      기분이 살 좋아지면서
      노래를 Saddle the wind로 갈아탔어요.
      
      바람에 몸을 맡겨 안전한 곳에 뿌리내리는 꽃씨들과
      두 발을 만세 뻗어 풍속과 방향을 감지하여
      이사갈 방향으로 거미줄을 자아내는 작은 거미들.
      모든 바람이 안전하게, 좋은 곳을 향해
      불면 좋겠다..하연서요♡
      
    • 프로필 이미지
      Dynamic Bountiful Joseph
      작성자
      맞아요. 
      바람이 모든 곳에 
      적절한 방향과 양으로 
      흘러가기를 
      소원해야겠네요^--^♡
  • 프로필 이미지
    ssuu*k
    여백이 느껴지는 시와 그에 걸 맞는 그림입니다. 무더운 여름 오후에 딱 맞는 것 같아요^^
    • 프로필 이미지
      Dynamic Bountiful Joseph
      작성자
      요란하지 않게 
      담담히 흘러가는 
      시 한 편을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남은 시간도 평화로우시길♡
      
  • 프로필 이미지
    만두엄마
    시인의 담담한 이별의 말이 
    어찌나 절절히도 공감이 되던지요.
    읽을 때마다 섭섭함과 너무 섭섭하지 않음의 경계에서
    먹먹해요.
    박혜상 소프라노가 부른 
    이 시에 붙인 가곡이 정말 좋아요.
    (비오는 날 들으면 눈물 날 수 있음 주의🤣)
    
    그림을 물끄러미 바라 보고,
    시를 읽어 보고,
    생각나는 음악을 찾아 듣고.
    이 잠시의 여유가 참 고맙습니다 ♡
    Screenshot_20250713_172344.jpg_resize
    • 프로필 이미지
      Dynamic Bountiful Joseph
      작성자
      아 노래까지 얹어 주시는군요.
      역시 감각의 정님~😘
      섭섭하지만 아프기까지는 
      않고, 이별이지만 어느 순간 
      다시 만날 수 있어 
      진정한 별리는 아니기를... 결국 이런 마음일진데 읽을 때마다 애써 초연한 시인의 마음으로 아릿하지요.
      저는 지나간 이 사랑에 연한 보라빛을 입혀 주고 싶어요.
      
      비와 무관하게 
      박혜상의 노래를  
      들어봐야겠어요.
      
      굿나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