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ima55
어머니의 바짓단을
꿰맸습니다.
스스로 입을 수도 없는
바지를.
걷지 못하는데 길이가
무슨 소용 있을까만은
젊은 날 옷에 까칠했던
생각에, 눈을 가늘게 뜨고
실에 침을 발라가며
한 땀 한 땀 꿰맸습니다.
쓸모 없는 것의 쓸모를
기대하면서요.
솜씨가 좋아 평생을
바느질로 사셨던 어머니는
고르지 못한 딸의 솜씨를
보고 뭐라고 하실까요.
"에구 이게 뭐여 이게, 쯧쯧"
하며 눈웃음 짓고 실을 풀어
다시 꿰매셨겠지요.
빨고 줄여서 산뜻한 냄새가
나는 바지 세 개를 자랑스럽게
내밀었습니다.
낮잠을 주무시다 나오셨는데
어쩐일인지 내 이름을 먼저
부르십니다.
아마도 보살펴 주는 분의
선행학습이 있었나 봅니다.😁
기분이 좋았어요.
이제 우리들의 대화는
다만,
"엄마, 나 누구야?"가
전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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