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누군가도 미소짓게 하는 사람...

작은 일이지만

몇달을, 몇년을, 어쩌면 평생

떠오를 때마다 

미소가 같이 떠오르는

그런 기억들 있으신가요 ?

 

저는 있어요,

30년전쯤 입니다.

강남에서 일보고

광화문회사로 급히 복귀하려고

마침 오는 버스를 탔는데...

아뿔싸! 

주머니에 잔돈이 없습니다.

당시 좌석버스 500원

물론 스마트폰은 커녕 

대중교통카드시스템도 없던 시절...

 

지폐를 내고

잔돈 9500원을

요금통 옆에 서서 

뒤에타는 승객들 현금을

일일이 받아야하는 난감한 상황...

 

근처에 앉아계시던

60대로 보이는

새치머리 자욱하신 

여성분이 

자리에 앉아서 편히 가라고

대신 내주신다.

 

종로2가로 가신다니

회사애서 멀지도 않고

식사라도 모시려고

연락처를 여쭤보니

500원에 무슨 밥을 얻어먹냐며...

끝내 거절하신다.

오히려 직장생활 잘하라고

덕담해 주시곤

종로2가에서 내리시어

YWCA 건물로 총총히 걸어가신다.

 

30념이 지난 지금도

가끔 이분이 떠오를때면,

화려하게 꾸미지도 않고

멋진 옷으로 치장하지도 않았지만

감출수없는 본질적인 고귀함

그 인자하고 품위있는 미소와 말투가

저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게 합니다.

동시에...

나는 모르는 누군가에게 

그렇게 따스함으로 기억될 

무언가가 있을까 ?

생각하며 ... 

부끄러워지곤 합니다.

 

모르는 누군가도 미소짓게 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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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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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 a beautiful world 
  • 산마루
    아무리 세상에 악인이 많다 해도
    그런 사람이 있기에 세상이 그래서 아직도 살만한 겁니다.
  • Punctual Peaceful Daniel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 Bountiful Virtuous Isabella
    이런 따스한 기억들은 우리 삶에 소중한 보물처럼 남아 있지요
    특히 작은 친절이 큰 감동으로 남아
    오래도록 기억에 새겨지곤 합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따뜻한 순간들은 
    우리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풍요롭게, 살만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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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beto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라는걸
    느끼죠ㆍ 
    누군가에게 빛도없이 조용히
    손내미는 모습 
    선한 영향력이죠ㆍ 
  • 도로롱
    너무 감동적이네여
  • Content Noble Carolyn
    저도 따뜻한 사람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