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산이 되었다.

낙엽이 산이 되었다.

 

'잃은 대상'을 마음에서 떠나보내는 일을 '애도'라 한다. '대상'의 범위는 사람뿐만 아니라 내가 애착을 갖고 있던 모든 것이다. 

일, 직장, 사람, 젊음, 좋아하던 가방, 만년필 모두가 대상이다.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내 마음에 사는 아이는 잘 삐지고 쉽게 의기소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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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산이 되었다.

내가 사랑했던 가을. 낙엽.

누군가는 참 힘들었겠다 싶어서

애도하며 내마음에 살게 하기로 했다.

하얀 눈이 온세상을 덮이도록 쌓여  눈눈산이 되더라도 내마음에 사는 이 아이는 의기소침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다음 가을에 더 씩씩하게 찾아오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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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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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midsummer night's dream
    2024년의 가을을 떠나보내며 쓸쓸한 마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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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화
    산처럼  쌓인 낙엽 치우신  환경미화원 아저씨의   노고가 참 감사하네요.  시골 같으면  길에  떨어진  낙엽이  운치가 있고 좋은데 도시에서는  차도에  흩날리면  안되니까  떨어지는 족족 치우더라구요. 낙엽 밟으며  걷는 기분도 참 좋은데 말이에요. 이쁘게 물들어서  마지막까지  자기일에 충실한 나무,  봄에 새싹 피우고 여름에  뜨거운 햇살 가려주고.가을에  단풍 보여주고  정말 아낌없이  다 내어준  고마운   나무에요. 
    • 유리
      작성자
      가지 말라고 내가 아무리 마음 졸이고 발을 동동 굴러도 나무는 자기만의 속도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지는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나무의 속도에 맞추어 기다리는 일뿐. ^^
      아낌없이 다 내어준 고마운 나무를 장화님과 함께 다시 돌아온다는 약속을 기다려보는 일뿐. ^^
  • ROSA
    전에 저 낙엽이 어디론가 필요한 곳으로 간다고 들었는데(남이섬??)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그곳에서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수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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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풍
      저도 그렇게 알고있어요.....여전히 그러하길 바래봅니다^ㅡㅡㅡ^
    • 유리
      작성자
      진짜요? 대박대박.
      저는 그런줄도 모르고 저 산같은 낙엽이 안쓰러워 이 벤댕같은 좁은 마음에 살게하려고 있는 힘껏 마음 늘리느라 고생함. 🤣🤣
      기쁨 주는 곳 ~~  어디라도 가렴. 
      완전한 애도를 할수 있을것만 같아요.  ^^
  • humor
    낙엽이 산이 되도록 많은 것을 보니 유리님 사시는 곳은 나무가 아주 많나 봐요. 그 많은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 마음이 더 쓸쓸하셨을 거 같아요. 
    저는 나무가 그렇게 많지 않은 지역인데도 이번 가을은 유달리 힘들더라고요...
    • 유리
      작성자
      첫눈 왔던 날. 
      제 마음과 같았던 책한구절. 
      메모리워드에 놓는것조차 버거웠던 마음이 humor님의 유달리 힘든 가을이 아니었을까하고 놓아봅니다. ^^
      저도 유달리 힘든 가을을 보내고 첫눈을 맞았었어요. 
      humor님의 두번째 눈은 조금 더  편해질수 있기를!!!
      20241127_140005.jpg_res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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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풍
    유리님 마음은 태평양. 깊고 푸르며 맑음.
    ^ㅡㅡㅡㅡㅡ^ 수영 못해도 익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목마르면 그냥 마셔도 좋은 ...소금기 없는 바닷물.  그러나 싱겁지 않음.
    • 유리
      작성자
      저 진짜 맹물같다는 말 듣고 살아요. 찔린다. 별로 안좋은 뜻으로 !!?
      뻔하다와 한결같음은 한끗 차이. 소풍님이 한결같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시네요. 살아보니 사람은 한끗 차이 아니던데. ㅎㅎ
      소풍님은 소금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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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풍
      저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냥 스스로 그릇인가보다 하고 사는 중입니다. 소금이 와서 앉으면 소금 그릇, 물이 와서 누우면 물그릇.  아무것도 닿지 않고 홀로있는 시간엔 아트아트한 아트가 되기도 하는...바램이 있다면 물도 소금도 괜찮은데 마실수도 약으로 쓸수도 청소용으로도 쓸 수 없는 것은 담지않게 되기를 바라는....그런 소소한 그릇^ㅡㅡㅡ^
    • 유리
      작성자
      너무 소중한 사람이네요. 역시 👍 
      자신의 그릇으로  어떤 모양으로도
      어떤 색깔의, 또는 누군가의 
      그 모든 그릇이 될수 있다는것. 
      멋져요.  근데 저도 소풍님이 저를 다 받아주실때부터 진작에 알아봤나봐요. ^^
      
      Screenshot_20241117_224859_NAVER.jpg_res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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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풍
      쑥스 ^^;;;;;;;;;;;;;럽지 말입니다요
  • Illustrious Fearless Douglas
    많은 곳에, 많은 것에 의미가 담겨 있네요. 연탄재 하나도 의미가 있었던 것처럼요. 행복한 저녁되세요. 
    • 유리
      작성자
      오늘 하루도 의미 있는 하루 보내셨지요?  의미를 둔다면 소소한것 하나하나도 버릴것 없는 소중한 것들 뿐이네요.   Illustrious Fearless Douglas님도 따뜻한 저녁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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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두엄마
    하고야..
    조금은 쓸쓸하게
    조금은 따뜻하게
    유리님..어쩌고저쩌고 블라블라 
    쪼매 멋지게 떠들어 놓고선
    전송 누르려다가
    humor님 글과 유리님이 답하신 사진 쳐다보다가
    다 날림ㅋㅋ
    이별은 이런 건가요.
    좀전에 썼던 글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요.
    에잉 잘가라😁
    • 유리
      작성자
      만두엄마님이 날린 글이 보이지 않게 저에게 잘 왔을거에요.  내 마음에 자리잡고 살겁니다. ^^
      만두엄마님이 하는 말은 블라블라도 소중해요. 온기로도 전해져서 따뜻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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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두엄마
      아구야 잘갔네 잘갔어..
      마음을 전하는 몇마디였기에
      온도가 전해졌으면 제대로 간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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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가네1
    주옥같은 댓글을 남기신 작가님들 댓글아래 살포시 다녀갑니다~~~^^
    • 유리
      작성자
      세계는 조금씩 다가왔다가 조금씩 멀어진다. 나는 산책자, 천천히 걷고 오래 걷는다.
      지나가는 인생에 간섭할 수 없고, 머물러 있는 풍경에 손을 댈 수 없다.
      그런 이유로 자유롭다. 어디서 걸음을
      멈출 것인가. 어디까지 갔다가 돌아올
      것인가.
      오직 그것만 정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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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포시 걸음 와 주신 산책자가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가네1님의 발걸음도 따뜻함을 만들어 주시기에 충분해요. 걸음마다 따뜻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