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나는 거미줄이 좋다.
빈틈없이 촘촘하게 짜여진
얼개를 보면 잘 만들어진
건축물을 보듯 두근댄다.
하나의 거미집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했을
작은 생명의 노고가
눈에 그려지니 말이다.
오늘은 산에 가다가 거미집을
발견했다. 반가워 들여다보니
평소와는 달리 그물망처럼
늘어져서 포물선을
그리고 있었다.
걷는 내내 자세히 살펴보니
대부분이 엇비슷했다.
왜 저런 변형이 왔을까.
거미에겐 무슨 일이 생긴걸까.
여전히 난 궁금증이 뭉게뭉게.
거미들과 교신 상태를
밀어내느라 더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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